반셀프 인테리어 (벽철거, 라인조명, 주방중문)

방 하나를 없애는 결정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면서 저도 처음엔 "방을 줄이면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사를 끝내고 나서 느낀 건, 그 걱정이 오히려 기우였다는 것입니다. 벽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집이 완전히 달라 보였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 벽철거
<출처> 유짱 블로그

반셀프 인테리어 벽철거, 결정이 반이다

반셀프 인테리어(半 self interior)란 전체 시공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일부 공정은 직접 하고, 나머지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원하는 방향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방식이라 요즘 많이 선택합니다. 저는 이번에 그 핵심 결정으로 내력벽이 아닌 방 하나의 칸막이 벽을 철거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내력벽(耐力壁, load-bearing wall)이란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벽을 말합니다. 이 벽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되고, 철거 가능한 비내력벽인지 반드시 전문가의 구조 검토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 저도 공사 전 시공업체를 통해 도면을 확인하고 나서야 진행했습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아무리 비용이 아깝다 해도 생략하면 안 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막연히 "벽 하나 허무는 게 뭐가 어렵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전기 배선 이설, 철거 후 마감 처리, 바닥재 이음 처리까지 꽤 많은 후속 작업이 뒤따랐습니다. 그래도 공사가 끝난 뒤 현관 문을 열었을 때의 그 개방감은 지금도 기억납니다. 이전에는 벽 때문에 시야가 딱 끊겼는데, 그날 처음으로 현관에서 거실과 주방까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벽을 철거하면 무조건 좋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거기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가족 중 재택근무자가 있거나 독립 공간이 필요한 자녀가 있다면, 개방감보다 공간 분리가 훨씬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의 경우 그 방이 사실상 창고처럼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철거 결정이 맞았지만, 모든 집에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은 아닙니다.

라인조명, 유행인지 실용인지

라인조명(line lighting)은 천장에 선형(線形)으로 매립하는 LED 조명 방식입니다. 천장을 길고 시원하게 시각적으로 늘려주는 효과가 있어 최근 인테리어에서 자주 쓰입니다. 저도 거실 천장에 라인조명을 적용했는데, 낮에는 깔끔한 인상을 주고 밤에는 간접조명처럼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라인조명을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디자인만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험상 조명 설계(lighting plan)가 훨씬 중요합니다. 조명 설계란 조도(照度, illuminance), 즉 공간에 필요한 밝기 수준을 계산하고, 조명의 위치와 방향을 사전에 계획하는 작업입니다. 이걸 제대로 하지 않으면 라인조명 하나만으로는 밝기가 부족해 별도의 다운라이트를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저는 시공 전에 업체와 조도 배치를 여러 번 조율한 덕분에 추가 조명 없이도 충분한 밝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라인조명이 단순히 예뻐 보여서 유행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용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천장고가 낮은 아파트에서 라인조명은 매립 깊이가 얕아 시각적으로 천장을 높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 유행만 보고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생활 패턴, 즉 낮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지, 조명에 민감한 편인지를 먼저 따져보는 게 맞습니다.

주방중문, 없으면 몰랐을 차이

주방 중문(中門, interior partition door)은 거실과 주방 사이에 설치하는 중간 문입니다. 개방형 구조로 확장하면 요리 냄새와 소음이 거실까지 그대로 퍼지는 단점이 생기는데, 중문이 이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줍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특히 생선구이처럼 냄새가 강한 요리를 할 때 중문을 닫으면 거실에 냄새가 퍼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중문을 고를 때 많은 분들이 디자인에 집중하는데, 실제로 중요한 건 개폐 방식과 동선(動線)입니다. 동선이란 사람이 집 안에서 이동하는 경로와 흐름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슬라이딩 방식의 중문은 좌우 공간을 덜 차지하지만, 문이 열리는 방향에 따라 주방 동선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시공 전에 실제로 테이프를 붙여가며 문이 열리는 궤적을 직접 확인했는데, 이 과정이 없었다면 분명히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중문이 꼭 필요한지를 따지는 시각도 있습니다. 환기 시스템이 잘 갖춰진 신축 아파트라면 중문 없이도 냄새 문제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기 설비가 오래된 구축 아파트에서 개방형 구조를 선택했다면, 중문은 선택이 아니라 거의 필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공동주택의 환기 설비 기준은 2006년 이후 지어진 건물에 본격 적용됐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그 이전 건물이라면 더욱 중문 설치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방형 구조, 내 생활에 맞는 선택인가

벽을 허물고 나서 가장 먼저 변한 건 공간이 아니라 가족의 생활 방식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각자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넓어진 거실과 이어진 주방 덕분에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방 하나가 없어졌는데 오히려 가족이 함께 쓰는 공간의 가치는 훨씬 커진 셈입니다.

개방형 구조(open plan layout)는 공간의 경계를 최소화해 넓은 시야와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하는 평면 방식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주거 환경 연구에 따르면 개방형 평면은 거주자의 심리적 공간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출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다만 이 방식이 모든 가구에 맞는 건 아닙니다.

개방형 구조를 고려하기 전에 아래 항목을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1. 현재 방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가, 아니면 창고로 방치되고 있는가
  2. 가족 중 재택근무자나 독립 공간이 필요한 구성원이 있는가
  3. 주방 환기 설비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가
  4. 철거 대상 벽이 비내력벽으로 확인됐는가
  5. 라인조명과 중문 등 후속 시공 예산이 충분히 확보됐는가

이 다섯 가지를 솔직하게 따져보면, 벽을 허물어야 할지 아닐지가 어느 정도 보입니다. 좋은 인테리어 사진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남의 집이 아닌 우리 가족의 생활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반셀프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트렌드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벽철거, 라인조명, 주방중문 모두 선택 자체보다 그 선택이 내 생활 방식과 얼마나 맞는지가 만족도를 결정합니다. 공사가 끝난 뒤 "이렇게 할 걸 진작 했다"는 말이 나오는 집을 만들고 싶다면, 예쁜 사진보다 우리 가족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먼저 들여다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제가 이번 반셀프 인테리어를 통해 배운 가장 솔직한 교훈입니다.

--- 참고: https://blog.naver.com/sajalife_/22434785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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