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타일 셀프 시공, 그 고단했던 하루 반나절의 기록

화장실 타일 셀프 시공

1. 자재 주문부터 배치까지 하루 반나절의 고군분투

앞베란다에 원목을 설치했더니 이상한 향이 나던 문제를 디퓨저 하나로 기분 좋게 해결한 뒤, 본격적으로 베란다 타일 시공에 들어갔습니다. 자재를 주문하고 우리 집 베란다 구조에 맞춰 배치하는 것까지 타일을 직접 까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하루 반나절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이 꽤 먹고 이런 것도 혼자 해내네?"라며 가벼운 성취감에 취해 있던 것도 잠시, 진짜 지옥은 그다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바닥재를 다 깔았다고 끝이 아니라, 그다음부터 몰려오는 청소와 뒷정리라는 거대한 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타일을 주문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택배로 도착한 엄청난 무게의 박스들을 하나씩 현관으로 들여놓는 것부터가 숨이 턱 막히는 일이었습니다. 베란다 크기를 재고 자재 수량을 계산해서 주문을 넣을 때까지만 해도 머릿속으로는 이미 완벽하고 멋진 셀프 인테리어를 끝마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타일을 뜯어내고 새로운 바닥재를 자르고 맞추기 시작하니까 생각보다 손이 훨씬 많이 갔습니다.

베란다 구석의 자잘한 치수나 하수구 배관 모양에 맞춰 타일을 펜으로 그리고 가위나 칼로 잘라내는 작업은 온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서 허리를 구부린 채 끙끙거리며 타일을 하나씩 끼워 맞추기를 수십 번, 무릎과 허리가 뻐근해져 올 때쯤 마침내 바닥이 깔끔하게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타일을 다 깔고 나니 모양새가 그럴싸하게 나와서 속으로 내심 감탄했습니다. "이야, 이 정도면 업체에 안 맡기고 직접 하길 정말 잘했잖아?"라며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나이 먹고도 이런 걸 내 손으로 해냈다는 사실 자체가 작은 자랑거리처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고난은 바닥을 다 깔고 난 직후에 거실을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시작되었습니다.


2. 바닥 까는 것보다 짐을 이리저리 옮기는 게 체력적으로 훨씬 빡셌다

진짜 고생은 타일을 까는 게 아니었습니다. 자재를 깔기 전부터 베란다에 쌓여 있던 벤치의자랑 온갖 잡동사니들을 집 안으로 다 옮겨야 했습니다. 특히 부피가 큰 벤치의자 2개랑 우산꽂이 같은 짐들을 전부 끄집어내야 했는데, 우리 집 거실이 넓은 것도 아닌데 그 짐들을 치워둘 곳이 마땅찮아서 거실에 테트리스하듯 차곡차곡 쌓아두느라 진이 다 빠졌습니다. 바닥을 시공하는 노동보다 이 무거운 짐들을 이리저리 옮기고 치우는 과정이 체력적으로 훨씬 더 빡세고 지치는 일이었습니다.

베란다는 평소에 각종 짐들을 쑤셔 넣어두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습니다. 베란다 바닥 시공을 하려면 그 안의 모든 물건을 단 하나도 남김없이 빼내야만 했습니다. 커다란 벤치의자는 무게도 무게거니와 부피가 워낙 커서 현관문 통과부터 거실 한복판까지 옮기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졌습니다. 그 외에도 철제 선반, 각종 분리수거함, 계절 지난 짐들이 담긴 박스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좁디좁은 거실에 이 물건들을 다 들여놓으니 사람이 걸어 다닐 틈조차 없었습니다. TV 앞은 박스들로 막히고, 소파 앞에는 커다란 벤치의자가 떡하니 자리를 잡았습니다. 짐을 옮기다 말고 한숨을 푹 내쉬며 "내가 왜 이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자처했나" 하는 자괴감이 몰려왔습니다. 허리는 아파 오고 거실은 지옥처럼 변해버린 광경을 보니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습니다. 타일 까는 시간보다 이 짐들을 집 안으로 피신시켰다가 공사가 끝나고 다시 베란다로 원위치시키는 데 걸린 에너지가 훨씬 더 컸습니다. 팔다리에 알이 배고 온몸이 쑤시는 원흉은 바로 이 짐 덩어리들이었습니다.


3. 온 집안에 내려앉은 공사 흔적과의 사투

좁은 거실에 짐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베란다 바닥을 뜯고 고치기를 반복하다 보니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타일을 다 깔고 나서도 사방에 날린 미세한 먼지와 자재 가루, 공사 흔적들을 닦아내느라 며칠을 앓았습니다. 빗자루질을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로 구석구석을 몇 번이나 벅벅 닦아내야 했습니다. 내가 왜 이 고생을 자처했을까 후회도 밀려왔지만, 이 지독한 청소 지옥을 거치고 나서 맨발로 툭툭 걸어나갈 수 있는 베란다를 마주할 때마다 그때 흘린 땀방울이 결코 아깝지 않았습니다.

타일 시공이 끝났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타일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가루들과 시멘트 분진, 그리고 정체 모를 먼지들이 바람을 타고 거실 안쪽까지 침투해 있었습니다. 온 집안 바닥이 하얗게 먼지로 뒤덮여 있어서 맨발로 걸어 다니면 발바닥에 까끌까끌하게 밟힐 정도였습니다.

그날부터 본격적인 대청소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빗자루로 큰 먼지를 쓸어내고, 청소기로 구석구석을 돌린 뒤, 물걸레를 빨아가며 집 안 전체를 몇 번이고 닦아내야 했습니다. 특히 베란다는 틈새마다 자재 찌꺼기가 박혀 있어서 칫솔이나 작은 브러시까지 동원해 가며 벅벅 문질러야 했습니다. 허리를 굽히고 청소를 반복하다 보니 손목과 무릎이 욱신거렸고, 며칠 동안은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지내야 했습니다.

온갖 고생을 다 겪으며 녹초가 되었지만, 마침내 청소가 말끔히 끝나고 반짝이는 베란다 바닥을 마주했을 때의 희열은 모든 피로를 싹 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제 슬리퍼를 찾을 필요 없이 거실에서 맨발 그대로 베란다로 툭툭 걸어나가 바람을 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기억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내 손으로 직접 일구어낸 깔끔한 공간을 바라보며 마시는 시원한 물 한 잔의 여유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보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