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이사 전날 밤, 먼지 구덩이에서 혼자 치른 치열한 사투
인테리어가 드디어 끝났다는 해방감도 잠시, 이사를 코앞에 둔 전날 밤 현장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온 집안에 켜켜이 쌓인 시멘트 분진과 나뒹구는 자재 잔해들을 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남편은 직장 일과 아이들 케어 때문에 현장에 얼씬도 못 했고, 결국 이 거대한 쓰레기장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오롯이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마스크 하나에만 의지한 채 밤새 밀대질을 하고 자재를 치우느라 손목과 어깨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에서 혼자 끙끙대며 먼지를 마셔가다 보니, 서러움이 밀려와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남들처럼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수월하게 이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과 달리, 왜 나만 홀로 이 거친 공사 판에서 생고생을 하고 있나 싶어 처량하기까지 했습니다. 공사 현장은 생각보다 훨씬 더 거칠고 무서운 공간이었습니다. 발 디딜 틈 없이 널브러진 시멘트 포대와 날카로운 타일 조각들 사이에서, 찌는 듯한 더위와 자극적인 먼지를 마셔가며 버티는데 진짜 현타가 제대로 왔습니다. 옆에서 누가 가벼운 짐이라도 하나 들어줬거나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줬으면 덜 서글텼을 텐데, 캄캄한 집에 홀로 남겨진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서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잘못하면 사람 잡는다는 옛어른들 말이 결코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2. 날이 밝자마자 터진 청소업체의 텃세와 속 쓰린 추가금
새벽까지 고생하며 나름대로 정리해 뒀으니 안심할 줄 알았는데, 아침 일찍 도착한 청소업체 소장님은 현장을 보자마자 인상부터 찌푸렸습니다. 자재가 완전히 비워지지 않았다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고, 작업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이대로는 못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결국 아침부터 업자와 팽팽한 실랑이를 벌이며 기를 다 빨렸습니다.
가뜩이나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태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추가금을 요구하는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더 이상 이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30만 원이라는 추가 비용을 현장에서 바로 입금해 주었습니다. 돈이 아까운 건 둘째치고, 어젯밤 그렇게 몸을 갈아가며 고생했던 시간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속에서 화병이 밀려왔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현장일지라도 당사자가 되어 직접 부딪히는 입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마치 돈을 안 주면 내가 아주 유별나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처럼 은근하게 압박을 주는 그 태도가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입씨름 끝에 추가금으로 30만 원이라는 돈을 더 얹어주고 나서야 마지못해 청소가 시작되었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이렇게까지 치가 떨리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싶어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3. 이사청소 퀄리티, 3명 4시간 서두르기만 한 결과
외국인 직원 두 분을 포함해서 총 세 분이 오셨고, 소요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런데 청소를 꼼꼼히 해준다는 느낌보다는, 업체 측에서 미리 정해둔 시간 안에 무조건 끝마치려고 급하게 서두르는 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래야 다음 일정이나 다른 현장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으니 본인들의 스케줄 위주로 밀어붙이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실망했다기보다는, 진정성 있게 성실히 청소한다기보다 대충 시간만 때우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게다가 현장 팀장은 통화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청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절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불량한 태도로 보여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청소 장비도 전혀 전문적으로 보이지 않았고,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용품들뿐이었습니다. 추가금을 30만 원이나 더 부담하고 안방 청소가 끝난 뒤 확인을 해보았는데, 붙박이장 윗부분을 손으로 쓱 닦아보니 시커먼 먼지가 그대로 묻어 나와 기가 막혔습니다. 다음번에 또 집을 고치게 된다면, 진짜 내 손으로 철거 폐기물을 치우거나 돈 아끼겠다고 몸 갈아 넣는 미련한 짓은 절대 두 번 다시 안 할 겁니다.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 철거랑 청소 업체를 불러서 내 몸뚱이부터 단단히 챙길 겁니다. 내 손으로 직접 치우면 수십만 원은 굳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 병원비와 한약 값이 더 들 판이었고 돈으로도 못 사는 내 시간과 정신 건강을 통째로 갈아 넣었다는 게 제일 억울하고 후회됐습니다. 집은 번지르르하게 예뻐졌을지 몰라도 그 과정을 겪으면서 날려버린 멘탈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저리가 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