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 공사기간 줄이는 방법
반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에는 공사 기간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일정은 3주 정도였어요. 철거하고 필요한 공사 몇 가지 진행한 다음 마감하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공사를 시작해보니 3주라는 숫자는 너무 낙관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잡았던 일정보다 훨씬 길어졌고, 공사 기간은 약 5주까지 늘어났습니다. 작업자가 일을 못해서만 늦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앞에서 하루 밀린 작업이 뒤에 있는 업체 일정까지 건드리고, 자재 하나가 늦게 들어오면 다음 공정을 기다려야 하는 식이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해보기 전에는 공사 기간을 단순히 작업량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공사 기간은 작업량보다 공정 사이의 연결이 더 중요했습니다. 한 업체가 일을 끝내면 다음 업체가 바로 들어올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연결이 한 번 끊기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늘어납니다.
3주로 잡았던 일정이 5주가 된 이유
처음 공사 일정을 짤 때는 해야 할 일만 적었습니다. 철거하고, 전기하고, 난방배관 하고, 목공하고, 도배하고, 마루 깔고 마지막에 청소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종이에 적어놓으면 순서가 꽤 단순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은 달랐습니다. 철거를 하고 나면 다음 공정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생겼고, 기존 상태를 확인한 뒤 작업 범위를 다시 정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구축 아파트라서 겉으로 보이지 않던 부분도 철거를 하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반셀프 인테리어는 한 업체가 전체 일정을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제가 중간에서 계속 연결해야 했습니다. 오늘 전기 작업이 끝났는지 확인하고, 다음 작업자가 언제 들어오는지 연락하고, 필요한 자재가 준비됐는지도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한 번은 다음 공정에 들어갈 작업자가 준비하고 있는데 앞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단순히 하루만 늦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 업체가 다른 현장 일정까지 잡아놓고 있기 때문에 하루 미뤄진 작업을 바로 다음 날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에서 하루는 그냥 하루가 아니었습니다. 작업자 일정에 따라 며칠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사 일정을 짤 때는 작업에 필요한 날짜만 계산하면 안 됩니다. 자재가 들어오는 날짜, 작업자가 들어올 수 있는 날짜, 앞 공정이 끝나야 시작할 수 있는 공정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루를 시공할 날짜를 15일로 잡았다고 해도 그 전에 도배가 끝나야 하고, 바닥 상태가 시공에 적합해야 하며, 필요한 자재도 현장에 도착해 있어야 합니다.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15일이라는 날짜 자체가 의미가 없어집니다.
저는 처음에 이런 연결 관계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각각의 작업 시간을 따로 생각했으니 전체 일정도 그만큼만 걸릴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공정표를 만들고 나서야 일정이 보였습니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들여다본 건 공정표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날짜를 적어놓는 표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업체를 여러 곳 연결하다 보니 이 표가 없으면 머리가 너무 복잡했습니다.
공정표에는 단순히 날짜만 적는 것보다 공정명, 작업일, 업체, 필요한 자재, 앞뒤 공정을 같이 적어두는 게 편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공사라고 적어놓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조명 위치 변경, 콘센트 위치, 스위치 위치처럼 현장에서 확인해야 하는 내용까지 같이 적어두는 식입니다.
이렇게 해두면 작업자가 들어오는 날에 제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공사는 뒤에 목공이나 도배 같은 마감 공정이 이어지기 때문에 위치를 나중에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가전제품을 어디에 놓을지, 콘센트를 어디에 둘지, 조명과 스위치를 어떻게 사용할지 미리 정해두려고 했습니다.
냉장고나 에어프라이어처럼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단순히 콘센트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 사용하는 제품의 소비전력과 회로 구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인덕션을 설치하면서 전기 회로를 따로 신경 썼고, 밥솥과 에어프라이어를 같은 곳에서 사용하다가 차단기가 내려가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공사 전에 생각해두면 작업이 한 번에 끝날 수 있지만, 마감이 끝난 뒤 발견하면 다시 손을 대야 합니다. 그래서 공정표를 만들 때는 단순히 “전기공사 1일”이라고 적기보다 전기공사에서 결정해야 할 내용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또 하나 도움이 됐던 건 공정 사이에 여유를 두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업이 끝나는 바로 다음 날 다른 업체를 넣었습니다. 일정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변수가 생깁니다.
앞 공정이 오후 늦게 끝나거나 자재가 늦게 들어오는 일도 있고, 작업자가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정을 꽉 채워놓으면 한 번만 틀어져도 전체 일정이 밀립니다.
지금 다시 공사한다면 중요한 공정 사이에는 일부러 여유 날짜를 넣을 겁니다. 처음부터 빈 날짜를 만들어두는 게 손해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전체 일정이 무너지는 걸 막아주는 시간이 됩니다.
공사 기간을 줄이려면 빨리 하는 것보다 순서가 중요했습니다
공사 기간을 줄이고 싶으면 작업자에게 빨리 해달라고 부탁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계속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빨리 하는 것보다 다음 작업자가 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앞 공정을 정리해놓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 배선이 필요한 곳을 목공이 먼저 막아버리면 다시 뜯어야 할 수 있습니다. 타일이나 도배 같은 마감이 끝난 뒤 다른 작업 때문에 벽이나 천장을 다시 건드리게 되면 처음 했던 작업을 일부 손봐야 합니다.
그래서 인테리어 공정은 보통 철거 이후 설비나 전기처럼 안쪽에서 작업하는 공정이 먼저 오고, 목공과 같은 구조 작업을 거쳐 마감재가 들어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습식 작업은 건조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다음 공정과의 간격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걸 알고 나니 업체를 부르는 순서도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이 업체가 언제 시간이 되느냐”만 보는 게 아니라 “이 작업이 끝나야 누가 들어올 수 있는가”를 먼저 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자재 주문도 공사 일정과 따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원하는 제품을 골랐는데 재고가 없거나 배송일이 늦으면 작업자 일정까지 다시 잡아야 합니다. 특히 마루나 조명처럼 직접 구매하는 자재는 제품 선택과 주문 시점을 미리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공사를 직접 진행하면서 업체 연락만으로도 하루가 지나가는 날이 있었습니다. 한 곳에 전화해서 일정을 확인하고, 다시 다른 업체와 날짜를 맞추고, 자재 배송을 확인하는 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일까지 내가 해야 하나 싶었지만 반셀프를 선택했다면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누군가 반셀프 인테리어 기간을 줄이는 방법을 물어본다면 “작업자를 재촉하세요”라고 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전체 공정을 한 장으로 정리하고, 앞뒤 작업의 관계를 확인하고, 자재와 작업자 일정을 미리 맞추라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빡빡하게 일정을 잡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3주 정도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가 실제로는 5주가 걸렸습니다. 물론 집의 크기나 공사 범위, 업체 사정에 따라 기간은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공사 기간을 그대로 가져와서 내 일정에 넣지 않는 것입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는 직접 업체를 연결하는 만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도 많습니다. 반대로 일정이 꼬였을 때 중간에서 다시 풀어야 하는 사람도 나입니다. 저 역시 공사를 끝내고 나서야 이 차이를 제대로 알았습니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공사 시작일보다 먼저 공정표부터 만들겠습니다. 각 공정의 날짜만 적는 게 아니라 누가 들어오는지, 무엇이 준비돼야 하는지, 작업 전에 어떤 결정을 끝내야 하는지까지 적어둘 겁니다. 그렇게 해두면 현장에서 갑자기 결정해야 하는 일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반셀프 인테리어에서 공사 기간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결국 서두르는 게 아니었습니다. 다음 작업이 막히지 않게 앞에서 준비하는 것. 제가 5주 동안 공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