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청소 업체 실패 후기, 밤샘 폐기물 처리가 남긴 현실적인 교훈
1. 아침 청소 현장에서 마주한 한숨과 예상치 못한 추가금 압박
전날 밤에 온몸이 부서져라 폐자재를 치워놓았으니 이제 한숨 돌리겠거니 싶었는데, 다음 날 아침 청소업체 소장님이 현장에 들어서자마자부터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습니다. 현장을 슥 둘러보더니 인상을 쓰며 "이걸 다 어떻게 치웠냐", "작업 환경이 너무 빡빡해서 이대로는 못 한다"면서 대놓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공사가 끝난 직후라 구석구석에 미세한 분진 가루나 자재 흔적들이 남아 있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걸 트집 잡듯 이야기하며 슬그머니 추가금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젯밤에 피를 토해가며 자재를 다 치워놓은 보람도 없이, 아침부터 업자와 밀고 당기기를 하며 진을 빼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이사 전날이라 신경 쓸 게 산더미처럼 쌓여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현장 시작부터 사람 기를 쪽쪽 빼놓으니 정말 서럽고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현장일지라도 당사자가 되어 직접 부딪히는 입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마치 돈을 안 주면 내가 아주 유별나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처럼 은근하게 압박을 주는 그 태도가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군요. 결국 입씨름 끝에 추가금으로 30만 원이라는 돈을 더 얹어주고 나서야 마지못해 청소가 시작되었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이렇게까지 치가 떨리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싶어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2. 새벽 2시의 귀가와 혼자 감당해야 했던 막막한 무게
생각해 보면 전날 밤부터 이미 고생은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왔을 때, 진짜 내가 뭐 하러 이 고생을 자처했나 싶어 허탈함에 눈물이 다 핑 돌았습니다. 남편은 집에서 아이들 보느라 현장 근처에도 발 한 번 디뎌보지 못했고, 오롯이 나 혼자 그 거대한 폐기물 산더미 속에서 뒹굴어야 했습니다.
온종일 먼지를 뒤집어쓰고 쓰레기를 치워대느라 손가락 마디마디와 온몸이 으스러지게 아팠습니다. 겨우겨우 집에 들어와도 반겨주는 사람 하나 없이 캄캄하고 엉망진창인 현장뿐이라 서글픔이 밀려왔습니다. 집 고치는 일은 당연히 부부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까 모든 짐을 나 혼자 짊어지고 이 악물고 버텨야 했습니다.
공사 판은 생각보다 훨씬 더 거칠고 무서운 공간이었습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널브러진 시멘트 포대랑 날카로운 타일 조각들 사이에서, 찌는 듯한 더위와 자극적인 먼지를 마셔가며 버티는데 진짜 현타가 제대로 왔습니다. 옆에서 누가 가벼운 짐이라도 하나 들어줬거나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줬으면 덜 서글텼을 텐데, 캄캄한 집에 홀로 남겨진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서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잘못하면 사람 잡는다는 옛어른들 말이 결코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3. 거실 식탁 위 메모 한 장과 뼈저리게 깨달은 교훈
그렇게 속이 썩어 문드러질 대로 문드러져 있을 때, 컴컴한 거실 식탁 위에 조그만한 메모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제 막 11살이 된 큰아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삐뚤빼뚤 눌러쓴 글씨였습니다.
"엄마 고생 많았어 얼른 씻고 자"
그 순간 서럽고 지쳐서 터져버릴 것 같던 마음이 아이의 서툰 손글씨 하나에 거짓말처럼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몰래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습니다. 그 짧은 문장 하나가 그날 하루 동안 겪었던 온갖 서러움과 고생을 전부 보상해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속 안 썩이고 엄마 먼저 생각해 주는 그 여린 마음 덕분에, 바닥까지 내려앉았던 정신을 간신히 추스르고 숨을 깊게 고를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일에 치여서 애들 얼굴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나왔는데, 잠든 애들이 엄마 걱정하면서 남겨둔 흔적을 보니까 가슴 한구석이 미어지게 아려왔습니다.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와 억울함이 그 종이 쪼가리 하나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거친 현장 속에서 악으로 버티던 엄마 마음을 온전히 알아주는 건 결국 내 새끼들밖에 없구나 싶어서, 뭉클한 감동과 함께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다음번에 또 집을 고치게 된다면, 진짜 내 손으로 철거 폐기물을 치우거나 돈 아끼겠다고 몸 갈아 넣는 미련한 짓은 절대 두 번 다시 안 할 겁니다.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 철거랑 청소 업체를 불러서 내 몸뚱이부터 단단히 챙길 겁니다. 내 손으로 직접 치우면 수십만 원은 굳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 병원비와 한약 값이 더 들 판이었고 돈으로도 못 사는 내 시간과 정신 건강을 통째로 갈아 넣었다는 게 제일 억울하고 후회됐습니다. 집은 번지르르하게 예뻐졌을지 몰라도 그 과정을 겪으면서 날려버린 멘탈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저리가 쳐집니다. 다신 이런 무모한 짓 안 하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며, 앞으로는 무조건 내 몸을 제일 먼저 아끼기로 마음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