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감성 인테리어의 배신: 원목 조립마루부터 거실 매트 셀프 시공 후기
1. 감성만 믿고 원목을 깔았다가 마주한 현실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베란다나 욕실에 원목 조립마루 깔아둔 걸 보면 진짜 감성이 넘치지 않습니까? 저도 그 비주얼에 홀딱 반해서 집을 꾸미기 시작하자마자 장바구니 1순위로 담았고, 택배가 도착했을 때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뜯었습니다. 거실 창문을 열고 베란다 바닥에 하나씩 아귀를 맞춰가며 조립하는데, 몇 시간 동안 고생하긴 했어도 멀리서 딱 보니까 진짜 카페 테라스 부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그 감성의 유통기한이 생각보다 무척 짧았습니다... 이틀째 되는 날 베란다 문을 열자마자 묘하게 꿉꿉하고 퀴퀴한 냄새가 확 코를 찌르더군요. 처음에는 날씨 탓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향기 좋은 디퓨저까지 두 개나 사다 놨는데, 인공적인 향기로 근본적인 원인이 덮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베란다라는 공간 특성상 물을 아예 안 쓸 수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세탁기를 돌릴 때 튀는 물방울,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실외 습기, 식물에 물을 주다가 흘린 물자국까지 나무가 습기에 노출될 요인이 사방에 널려 있어서 마음이 계속 찝찝했습니다. 나무가 물에 젖었다가 마르고, 또 햇볕에 말라가는 과정을 반복하면 결국 쩍쩍 갈라지고 썩어버릴 게 뻔하지 않습니까? 밑에 깔린 바닥 틈새에 이미 곰팡이가 피어오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니까 밤에도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계속 방치하다가는 나중에 정말 걷잡을 수 없이 골치 아픈 일이 터질 것 같아서, 결국 설치한 지 딱 일주일 만에 눈물을 머금고 힘들게 깔았던 원목을 전부 다 뜯어냈습니다.
2. 벽 색상과 통일한 회색 플라스틱으로 5만 원의 행복
원목을 전부 걷어낸 자리는 처참했습니다. 비싼 돈 주고 산 원목을 일주일 만에 폐기물 처리하듯 치우려니 속이 쓰렸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감성이고 뭐고 무조건 '관리의 편의성'과 '내구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다시 제품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것이 바로 물에 강하고 조립과 해체가 간편한 플라스틱 바닥재였습니다.
색상을 고를 때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베란다 벽면의 회색 페인트 색상과 최대한 이질감이 없도록 동일한 톤의 회색 플라스틱 바닥재를 대량으로 주문했습니다.
택배를 받자마자 곧바로 베란다 바닥에 재시공에 들어갔습니다. 원목보다 훨씬 가볍고 유연해서 끼우는 작업이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베란다 벽 색상과 바닥을 완벽하게 동일한 회색으로 통일하고 나니, 시각적으로 공간이 훨씬 넓어 보였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안정감이 찾아왔습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뻥 뚫리는 듯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이 가공된 플라스틱 바닥재의 진가는 베란다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원목 마루를 고민하다가 시공하지 않았던 화장실 바닥도 불현듯 스쳐 지나갔습니다.
화장실 역시 물을 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중에 원목 마루를 깔았더라면 습기 때문에 썩어 문드러졌을 게 뻔했습니다. 그 불안감을 미리 차단하고자 화장실 바닥에도 전부 이 플라스틱 재질로 재시공을 감행했습니다.
이렇게 앞베란다와 화장실 바닥을 모두 마음에 쏙 드는 플라스틱 바닥재로 바꾸는 데 들어간 총비용은 놀랍게도 5만 원 이내였습니다. 지갑에 가해지는 타격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저렴한 비용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집안 전체의 분위기가 확 살아났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청소가 너무나 편해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물청소를 하거나 먼지를 쓸어낼 때마다 원목 틈새가 신경 쓰였지만, 이제는 물을 마음껏 뿌려가며 시원하게 물청소를 해도 썩을 걱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가격 대비 만족도로 따지면 이번 인테리어 수정 과정은 제 인생 통틀어 손꼽히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3. 쇼핑몰 리뷰를 파고들었지만 거실 매트는 결국 포기
베란다와 화장실 바닥을 저렴한 비용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나니, 내 손으로 직접 집을 고치는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쓸데없는 자신감이 생겨버렸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던 거실 문제로 눈을 돌렸습니다. 바로 거실 층간소음 매트 시공이었습니다. 아이가 뛰거나 물건을 떨어뜨릴 때 나는 소음을 잡기 위해 매트 시공은 피할 수 없는 과제였습니다.
업자에게 맡기면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이 넘는 비용이 깨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아껴보겠다고 며칠 밤낮으로 온갖 쇼핑몰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맘카페에 올라온 온갖 시공 후기부터 시작해서, 제품 상세페이지에 달린 수백 개의 고객 리뷰까지 정말 꼼꼼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이 정도 퀄리티면 나도 혼자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드는 제품을 골라 결제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공부하고 알아본 것과 현실의 시공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거실 매트를 직접 제 손으로 하나씩 깔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거실 층간소음 매트는 제 손으로 직접 척척 깔 수 있는 범위를 아예 넘어선 거대한 작업이었습니다. 모서리를 재단하고 벽면에 딱 맞춰 자르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습니다.
어떻게든 애써서 거실 바닥을 매트로 완성해 보았지만, 내가 원했던 깔끔한 마감 핏이나 고급스러운 미관은 온데간데없고 어설픈 유치원 바닥 같은 느낌만 가득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며칠이 지나자 더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매트와 매트가 맞물리는 틈새 사이로 묘하고 기분 나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매트를 전부 들어내서 바닥을 닦고 다시 깔아봐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거실 층간소음 매트는 틈새로 올라오는 정체 모를 냄새와 엉망이 된 마감 때문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전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 일을 겪고 나서야 "처음부터 인테리어 공사는 괜히 전문가 영역이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나 DIY를 할 때, 내 손으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역과 반드시 돈을 주고 업자에게 맡겨야 하는 영역을 칼같이 구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