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폐기물 처리 (처리시기, 비용, 직접정리)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철거만 끝나면 큰일은 다 지나간 줄 알았습니다. 벽지 뜯고, 바닥 걷어내고, 필요 없는 것들을 치우면 다음 작업이 시작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공사를 시작해보니 집 안에서 계속 뭔가가 나왔습니다.

철거하면서 나온 자재는 당연했고, 목공을 하고 나면 나무 조각이 생기고, 전기공사를 하면 전선 포장재와 박스가 쌓였습니다. 마루를 들여놓으면 포장지가 나오고, 조명이나 스위치를 설치하고 나면 또 박스와 비닐이 남았습니다.

하나하나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공사하는 동안 한쪽에 모아두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사람 한 명 지나가기도 불편할 정도로 쌓여 있었습니다.

저는 이걸 마지막에 한꺼번에 정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가 꽤 고생했습니다. 지금 다시 한다면 폐기물은 공사 마지막에 처리할 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일정에 넣어둘 것 같습니다.|


철거 폐기물 처리


하루 이틀 모아두면 금방 산더미가 됩니다

처음에는 폐기물이 나오면 집 한쪽에 모아두었습니다. 공사 중인데 매번 밖으로 들고 나가는 것도 번거롭고, 어차피 계속 쓰레기가 나올 테니 마지막에 한 번에 치우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며칠 지나니까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큰 박스는 부피가 상당하고, 비닐이나 보양재는 가볍지만 양이 많았습니다. 목공을 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는 길이가 제각각이라 가지런히 쌓기도 애매했고요. 철거하면서 나온 것까지 더해지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됐습니다.

더 불편한 건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사 중에는 자재를 들여놓아야 하는데 한쪽에 폐기물이 쌓여 있으니 새로 들어온 자재를 둘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작업자들이 움직이는 동선도 좁아지고, 바닥에 작은 조각들이 남아 있으면 발에 밟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에서 전체 공사를 하다 보니 뜯어내는 것도 많았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하나씩 분리해서 밖으로 빼내려고 하니 양이 확 늘어났습니다.

여기서 제가 놓쳤던 게 있었습니다.

폐기물은 '양'만 생각하면 안 되고 '언제 치울 것인지'까지 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철거 폐기물을 며칠 동안 그대로 둔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작업 공간을 계속 차지합니다. 반대로 바로 처리하면 번거롭긴 해도 현장이 훨씬 깔끔해지고 다음 공정이 들어오기도 편합니다.

모든 것을 매일 버릴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큰 폐기물이 한꺼번에 나오는 날에는 처리 계획을 잡아두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버릴 것과 남겨둘 것도 구분해야 합니다. 공사하다 보면 여분의 마루나 타일, 페인트처럼 나중에 필요할 수 있는 자재도 생깁니다. 이런 것까지 폐기물과 섞어버리면 나중에 다시 찾는 것도 일이 됩니다.

돈보다 더 아까웠던 건 마지막에 쓴 시간이었습니다

폐기물 처리에서 처음부터 비용만 생각했던 것도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직접 처리하면 돈을 아낄 수 있으니까 가능한 건 직접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한다는 건 단순히 쓰레기를 버린다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분류하고, 묶고, 옮기고, 차에 싣고, 다시 내리고, 처리하고 돌아오는 과정이 전부 제 일이 됩니다.

특히 인테리어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생활쓰레기처럼 가볍게 들고 나갈 수 있는 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목재도 있고, 무거운 자재도 있고, 크기가 애매한 것들도 있습니다. 양이 많아지면 한 번에 끝나지도 않습니다.

저도 공사 막바지에 직접 정리를 하면서 이 부분을 제대로 체감했습니다.

하루 종일 현장을 확인하고 이것저것 신경 쓴 뒤에 집에 들어가면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바닥과 구석을 보면 또 치워야 할 것들이 보였습니다. 공사가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오히려 제가 할 일이 남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폐기물을 정리했던 날도 있었고요. 하나씩 치우다 보면 별것 아닌 것 같다가도 계속 나오니까 지칩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한다면 모든 걸 직접 처리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철거처럼 양이 많고 무거운 것은 처음부터 처리 방법을 정하고, 공사하면서 생기는 박스나 포장재처럼 비교적 정리하기 쉬운 것만 그때그때 치우는 식으로 나눌 것 같습니다.

여기서 꼭 확인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업체에 철거를 맡긴다면 폐기물 처리가 철거비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미리 물어봐야 합니다.

“철거 얼마예요?”만 물어보고 끝내면 나중에 폐기물 운반이나 처리 비용이 따로 붙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 업체가 처리하고, 어디부터 내가 해야 하는지를 견적 받을 때 정확하게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직접 처리할 생각이라면 관리사무소에도 먼저 물어보는 게 안전합니다. 아파트마다 공사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이나 반출 과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사청소 날짜를 잡아놓았다면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청소하는 날까지 공사 자재와 폐기물이 남아 있으면 청소를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한다면 폐기물도 공사 일정에 넣겠습니다

이번 일을 겪고 나서 공정표를 만들 때 폐기물 처리도 하나의 일정으로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철거가 끝나면 철거업체가 알아서 정리하고 가겠지, 공사가 끝나면 청소하면서 치우면 되겠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폐기물이 발생하는 시점과 처리해야 하는 시점이 계속 달랐습니다.

철거할 때 많이 나오고, 목공할 때 또 나오고, 마감공정이 진행되면서 포장재가 계속 생깁니다. 그러다 마지막에 보양재까지 걷어내면 다시 한 번 양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공정별로 간단하게 표시해두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 철거 후 큰 폐기물 처리
  • 목공 후 남은 목재와 자투리 자재 정리
  • 전기·설비공사 후 포장재 및 잔재 정리
  • 마루·도배 등 마감공정 후 박스와 비닐 정리
  • 보양재 제거 후 최종 폐기물 확인
  • 이사청소 전에 집 안에 남은 폐기물 최종 확인

이렇게 나눠놓으면 마지막 날 해야 할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그리고 사진도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철거 전과 후를 찍어두면 어떤 폐기물이 어느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쉽고, 업체와 처리 범위를 이야기할 때도 편합니다. 공사하면서 사진을 워낙 많이 찍어두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런 기록들이 의외로 도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폐기물을 비용으로만 계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처리해서 10만 원을 아꼈다고 해도 여러 번 운반하면서 반나절, 하루가 사라진다면 그 시간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반대로 비용을 조금 더 내더라도 업체에서 한 번에 처리해주면 그 시간에 다른 공정이나 자재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공사를 직접 관리하면서 돈을 아끼는 것만큼 내가 직접 해야 할 일의 양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많이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폐기물 정리가 인테리어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공사를 끝까지 해보니 마지막까지 계속 따라오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이사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공사가 끝났다고 바로 이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남은 자재를 치우고 폐기물을 처리하고 청소할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 공사를 시작한다면 견적서를 볼 때 시공비만 확인하지 않을 겁니다. 폐기물 처리비와 운반비가 어떻게 잡혀 있는지, 직접 해야 할 일이 어디까지인지부터 확인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밤까지 폐기물을 끌어안고 씨름하는 일은 되도록 만들지 않을 겁니다. 해보니 정말 힘들더라고요.